공동상속재산의 명의신탁약정과 신탁부동산의 임의처분
안녕하세요. 영등포구 변호사 이요한입니다.
부동산 명의신탁은 민·형사상 다양한 쟁점이 있고. 실무상 다양한 분쟁이 발생합니다. 최근 공동상속인간 상속재산에 대해 명의신탁약정을 체결한 후,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처분한 사안에 대해 상담한 사례를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사건 개요
甲은 乙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2010. 3. 경 사망하였습니다. 甲의 자녀 A,B,C
는 乙토지를 각 1/3 지분씩 상속받게 되었고, B와 C는 乙토지의 자신들의 명의 전부를 A에게 이전하되 내부적으로는 각자의 상속지분대로 보유하기로 하는 약정('명의신탁 약정'), 추후 A가 乙토지를 처분한 대금을 상속지분에 따라 B,C에게 배분하기로 하는 약정('정산약정')을 체결하였습니다.
그런데 2017. 10.경 A는 乙토지를 처분하였으나 처분대금을 B,C에게 지급하지 아니하였습니다. B와 C는 2020. 10. 경 이 사실을 알고 2021. 3. A를 횡령죄로 고소하였고, 2022. 2. A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그런데 2021. 2. 18. 양자간 명의신탁 부동산의 임의처분행위는 횡령죄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의 선고로 인해 고소사건이 각하되었습니다.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 민사소송 역시 1심에서 전부패소하였습니다.
이후 B와 C가 A에게 민사 항소심에서 추가적으로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상담한 사례입니다.
명의신탁의 유형
부동산 명의신탁에는 3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1) 양자간 명의신탁, 2) 중간생략형 명의신탁, 3) 계약명의신탁입니다. 2)·3)은 명의신탁 과정에서 신탁자, 수탁자 외 제3자(부동산 매도인)가 존재하므로, 이 사건의 경우 1) 양자간 명의신탁이 성립하는지 여부를 검토하였습니다.
양자간 명의신탁은 통상 신탁자가 먼저 소유권 이전등기를 가지고 있다가 수탁자에게 등기를 넘겨주는 형태인데, 이 사건의 경우 신탁자(B,C)에게 소유권 이전등기가 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상속인은 민법 제187조에 의해 등기를 요하지 않고 소유권을 취득하는 자입니다. 또한 대법원은 건물을 신축하여 소유권을 원시취득한 자(등기없이 소유권을 취득한 자에 해당)를 명의신탁자로 보아 명의신탁 약정의 성립을 인정한 적이 있습니다. (대법원 1983. 5. 10. 선고 82다카1952 판결)
이 사건에서 B,C는 비록 부동산에 관한 등기는 하지 아니하였지만 상속에 의해 소유권을 취득하였으므로, 같은 공동상속인 A와의 관계에서 양자간 명의신탁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청구권의 검토
민사상 청구권에는 크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권, 계약에 의한 약정금 청구권 등이 있습니다. 위 각 청구권의 성립요건과 특징은 모두 다르므로, 개별적으로 성립요부를 검토해 보았습니다.
1.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
부동산 실명법 제4조 제1항에 의하면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고, 동조 제2항에 의하면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무효입니다.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의한 물권변동이 무효이므로 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신탁자가 여전히 소유권을 보유합니다.
따라서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신탁자는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로 ① 수탁자를 상대로 그 명의의 등기의 말소를 구하거나, ② 수탁자에게 진정명의회복을 이유로 한 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2. 9. 6. 선고 2002다35157 판결)
그러나 이 사건에서 수탁자 A는 이미 Z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하였고 부동산 실명법 제4조 제3항에 따라 제3자 명의의 등기는 유효하므로, 결국 B,C는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신탁부동산을 매수한 제3자가 수탁자에게 신탁부동산을 처분하도록 적극적으로 요청하거나 유도하는 등 수탁자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한 경우 수탁자와 제3자간 매매계약을 무효로 보고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 해당한다면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가 가능합니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다82875 판결)
2. 약정금 청구
대법원은 부동산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명의신탁자의 요구에 따라 부동산 소유명의를 이전하기로 한다거나 부동산 매각대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등 약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부동산실명법에 의하여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을 전제로 명의신탁 부동산 자체 또는 그 처분대금의 반환을 구하는 범주에 속하는 것이므로 무효로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63315 판결)
A,B,C는 명의신탁 약정 외 추후 A가 Z토지를 처분한 대금을 상속지분에 따라 배분하기로 하는 '정산약정'을 맺었습니다. 위 대법원 판례에 따를 때 '정산약정'은 무효인 명의신탁 약정을 전제로 부동산 매각대금을 반환하는 약정에 해당하므로 약정금 청구는 기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민사소송 1심에서도 위 판결과 동일한 논리로 B,C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3.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
앞서 보았듯이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처분한 경우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
그러나 신탁부동산을 명의신탁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임의로 처분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을 침해하는 위법행위를 한 것이므로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할 수 있고, 임의처분 당시 부동산 시가 상당액을 명의신탁자에게 배상해야 합니다.(대법원 2021. 6. 3. 선고 2016다34007 판결)
그런데 불법행위 책임은 피해자가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경과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민법 제766조)
제가 안타까웠던 것은 이 부분입니다. 1심 변호사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으나 횡령죄 고소사건의 불송치 결정서를 증거로 제출하였고, 유일하게 청구가능한 것으로 보였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횡령죄 불송치 결정서에는 B와 C가 A의 부동산 임의처분 사실을 2020. 10. 인지하고 2021. 3. 고소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B·C가 2020. 10. 횡령사실을 알았으므로 이미 불법행위 시효 3년이 지난 것으로 보일 수 있었습니다. 소멸시효 도과에 관하여 매우 불리한 증거를 자발적으로 제출한 것입니다.
또한 1심이 2022. 2. 시작되었으므로 이때라도 불법행위 청구권을 추가하였다면 시효기간 내이므로 승소가 가능하였을텐데, 정산약정에 기한 약정금 청구권만 주장했을 뿐 불법행위 청구권은 주장하지 않는 바람에 2심에서는 불법행위 청구권도 소멸시효 도과로 인해 받아들여지기 어렵게 된 것입니다.
드리는 말씀
이번 사건을 통해 영등포구 변호사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법률 상담 시 반드시 수인의 전문가와 상담하고 다양한 의견을 받아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마다 전문분야, 주요수행사건, 경력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사건에서도 보는 관점은 제각각입니다. 그러나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한다면 최소한 위와 같은 치명적 실수를 범할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명의신탁관련 법률분쟁으로 문제가 발생한 분께 위 포스트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전문적 의견이 필요하신 경우 영등포구 변호사께 문의를 주셔도 좋습니다. 제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로 최선의 조언을 해드리겠습니다.

이 글은 이요한 변호사가 직접 작성한 글입니다. 네이버 블로그 원문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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