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떼기 투자사기 - 불송치 이의신청 후 피의자가 기소된 사례
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이요한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경찰이 피의자의 변제 이력과 고소인이 고수익을 기대하여 투자하였다는 이유로 피의자의 투자사기 혐의에 대해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으나, 불송치 이유의 위법성을 규명하여 피의자가 사기죄 및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정식 기소된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은 지인들의 자금까지 유치하여 투자하는 바람에 자칫 유사수신행위법의 공범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었으나, 저의 조력을 통해 피해자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건개요
본 사건은 농촌 지역의 특수한 상거래 방식인 '포전매매(일명 밭떼기: 농작물이 밭에 자라고 있는 상태에서 면적이나 필지 단위로 일괄 매매하는 계약)'의 가격 변동성을 악용한 유사수신형 사기입니다.
의뢰인은 종교시설에서 알게 된 피의자로부터 "대규모 밭떼기 유통을 전담하는 전문 유통업자('밭언니') 라인을 확보하고 있어 명절 대목 출하 시 농작물 시세 폭등으로 막대한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피의자는 최소 월 20%의 원리금을 확정 보장하겠다며 의뢰인에게 투자를 강력히 권유했습니다.
투자 초기에는 약정한 배당금이 정상적으로 입금되었고, 이에 피의자를 신뢰하게 된 의뢰인은 피의자의 지속적인 투자 확대 및 자금 유치 권유에 따라 주변 지인들의 자금까지 취합하여 총 1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피의자의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누적된 약정 원리금이 30억 원에 이르자 의뢰인은 정산을 요구하였으나, 피의자는 "추석 및 설 명절 대목에 100억 원 이상의 농작물 판매 대금이 일괄 정산되어 입금되므로 명절 직후 일괄 지급하겠다"며 정산을 차일피일 미루었습니다. 그러나 설 명절이 지난 후에도 피의자는 변제를 전면 중단하고 연락을 회피했습니다. 지인들로부터 극심한 원리금 반환 압박을 받게 된 의뢰인은 피의자를 사기죄 및 유사수신행위법 위반죄로 고소했으나, 수사기관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고 말았습니다.
이요한 변호사의 조력
본 사건의 핵심 쟁점은 ① 자금의 일부가 '돌려막기' 형태로 반환된 사정이 존재할 때 사기죄의 성립 요건인 편취 범의와 재산상 손해 발생을 부정할 수 있는지 여부, ② 의뢰인이 지인들의 자금을 취합하여 전달한 행위가 피의자의 유사수신 범행에 대한 공모(공범)로 평가되는지 여부였습니다.
경찰 수사관은 피의자가 말한 밭떼기 사업의 실체가 없음을 확인하면서도, 피의자가 의뢰인에게 원금 이상의 금원을 지급하였기에 변제 능력이 있었다고 보았고, 의뢰인이 피의자의 거짓말(밭떼기 사업의 수익성)보다는 스스로 고수익을 추구하여 투자했다는 점을 들어 사기죄에 대해 혐의없음(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내려진 사기 혐의 불송치 결정의 법리적 오류를 신속히 특정하고, 1년 6개월간 축적된 방대한 수사기록과 금융거래 내역을 원점에서 재분석하여 이의신청서를 접수했습니다.
1. 금융계좌 거래 내역 전수 조사 및 '폰지사기(돌려막기)' 구조 규명
의뢰인과 피의자와의 계좌 입출금 흐름을 분석했습니다. 피의자가 의뢰인에게 송금한 금원은 독자적인 농작물 유통 수익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제3자로부터 유치한 또 다른 투자금 또는 의뢰인이 모집해 온 지인들의 자금을 일시적으로 재지급한 것에 불과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피의자가 밭떼기 사업의 진행을 통해 투자금을 변제할 능력과 의사가 없었고, 애초 '돌려막기'를 기획했음을 주장했습니다.
2. 증거자료 확인
의뢰인과 피의자의 메신저, 카카오톡 대화, 녹취록을 분석하여 증거목록을 재편성했습니다. 의뢰인이 새로운 자금을 유치할 때마다 피의자에게 투자자 명단, 개별 송금 액수, 정산 기일을 상세히 보고하고 피의자가 이를 직접 승인·지시한 대화 내역을 선별 제출했습니다.
피의자가 실존하지도 않는 가공의 '밭작물 재배 필지 사진', '경매장 출하 내역서'를 의뢰인에게 발송하며 농작물 시세 급등을 확약한 사실을 증거로 특정하여, 피의자가 단순히 채무를 불이행한 것이 아니라 적극적 기망행위로 투자금을 수령한 것임을 입증했습니다.
3. 사후 변제와 기망행위
대법원은 "금원 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서는 기망으로 인한 금원 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바로 성립하고, 상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다 하여도 사기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6도7470 판결)"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사기 범행 이후 피해금액을 모두 변제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사기 범행 후의 정상참작 사유에 불과할 뿐 사기죄 성립 자체를 좌우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도7388 판결)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원금 이상을 변제하였으므로 사기죄가 아니라고 보았으나, 수사기관 판단은 위 대법원 판례에 어긋난다는 점을 명시했습니다.
정식기소
검찰은 제가 제출한 이의신청서 및 추가 입증자료를 수용하여 경찰에 전면 보완수사를 요구하였으며, 최종적으로 피의자의 사기죄 및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를 모두 인정하여 정식 기소(구공판) 처분을 결정했습니다.

실무상 시사점
고수익을 보장하는 특수 사업(농작물 포전매매, 가상자산, 부동산 시행 등)에 자금을 투입하였다가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라면, 다음 사항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일부 변제 내역
가해자가 원금의 일부를 반환했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재원이 가해자의 실질 사업 소득이 아닌 다른 피해자의 투자금(돌려막기)임을 드러낼 수 있다면 사기죄 기소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2. 자금 유치와 공범 가능성
피해자가 지인까지 끌어들여 자금을 송금한 경우, 가해자가 수사 단계에서 "피해자가 총책 또는 중간 모집책이었다"며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경우 가해자와의 메시지, 이메일, 녹취록 등을 전수 분석하여, 가해자가 사건의 주도적 역할을 하였음을 면밀히 입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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