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자문]외부감사 계약서 검토사례
안녕하세요. 이요한 변호사입니다.
회계감사를 받는 피감사법인과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은 통상 감사인이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표준 감사계약서를 작성합니다. 별 생각 없이 서명하는 경우가 많지만, 표준 감사계약서에는 불공정 면책조항, 과다한 위약금, 제한 없는 감사비용 청구 규정 등 피감사법인에 불리한 조항이 많습니다.
오늘은 제가 자문기업과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 간 작성된 외부감사 계약서의 적법성과 유불리, 강행법규 위반 등에 대해 자문한 사례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저의 자문기업은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상 일정 자산 규모 요건을 충족하여 공인회계사의 외부감사를 의무적으로 수검해야 하는 주식회사였습니다. 외부감사인으로 선임된 회계법인은 다수의 피감사법인에게 일률적으고 제공하는 외부감사 계약서 양식을 송부하였습니다.
해당 계약서 초안에는 감사인의 의무 위반으로 인해 피감사법인에 회복하기 어려운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배상액을 '당해 연도 수령 감사보수'로 엄격히 제한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나아가 감사보고서의 최종 제출기일이 특정되지 않았고, 감사인의 판단에 따른 실비 청구권, 피감사법인의 계약 해지 시 용역대금 전액을 위약금으로 귀속시키는 조항 등 의뢰인 측에 불리한 조항이 다수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자문기업은 전문성과 정보력의 격차로 인해 계약서에 그대로 날인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특히 부실감사가 발생했을 때 구제수단이 전무하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이요한 변호사에게 계약서 검토 및 수정을 의뢰하였습니다.
계약서 검토
계약서 검토 단계에서의 정밀한 조항 수정은 사후 소송에서 발생할 입증 부담과 패소 리스크를 사전에 원천 차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어 수단입니다. 외부감사계약서가 회계법인에 의해 미리 마련된 정형적 계약인 경우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규율을 받을 수 있으며, 피감사법인에 지나치게 불리한 조항은 강행법규인 외부감사법 위반으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회계법인이 제시한 원안의 위법성과 의뢰인에게 전가되는 리스크를 조목조목 지적하여 다음과 같은 수정안을 제시하여 계약서에 반영시켰습니다.
1. 감사보고서 제출기한 확정
원안에는 감사보고서 제출기한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감사보고서 제출기한이 정해지지 않게 될 경우 정기총회 2주 전 재무제표 비치 의무(상법 제448조)를 위반하게 되어, 상법 제635조 제1항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에 제출기한을 '정기주주총회 개최 00일 전까지'로 명기하여 회사에 발생할 수 있는 행정적 제재 위험을 제거했습니다.
2. 실비청구권의 제한
외부감사인이 자의적으로 고액의 외부 법률·회계 자문비용이나 불필요한 각종 비용(출장비 등)을 일방적으로 청구하지 못하도록 실비청구 조항을 재설계했습니다.
감사인이 실비청구를 할 경우 실제 감사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하여 합리적으로 지출된 비용만을 청구할 수 있으며, 사전에 회사의 서면 승인을 얻고 세금계산서 등 적법한 지출증빙을 첨부하여 청구하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해당 조항을 수정하였습니다.
3. 위약금 조항
원안은 감사업무의 진행과 무관하게 계약이 중도해지된 경우, 의뢰인이 약정된 보수 전액을 감사인에게 지급해야 했습니다. 위임계약의 당사자는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라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나, 감사업무의 실제 진행률과 무관하게 보수 전액을 위약금으로 배상하도록 한 조항은 의뢰인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조항이므로, "해지 시점까지 실제로 정당하게 수행된 업무 진행률에 따라 보수를 정산한다.“는 취지로 수정했습니다.
4. 외감법상 법정 손해배상책임
계약서 원안은 외부감사인의 위법행위로 감사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경우, 감사인이 수령한 보수액 한도 내로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조항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항은 감사인의 손해배상 책임을 정한 외부감사법 제31조를 위반하므로, 감사인이 고의 또는 중과실로 위법행위를 저지른 경우 의뢰인이 입은 ‘실제 손해액 전액’을 배상하도록 해당 조항을 수정했습니다.
5. 이행보조자 면책 조항
외부감사인이 외부 IT 전문가나 가치평가기관 등 제3자를 활용하여 감사를 진행하는 경우, 해당 제3자는 감사인의 이행보조자에 해당합니다.
민법 제391조는 채무자(외부감사인) 이행보조자의 고의나 과실을 채무자 자신의 고의나 과실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제3자의 위법행위로 의뢰인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때 감사인이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한 면책조항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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