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명의신탁 및 무상거주 아파트 - 명도청구 방어사례
안녕하세요. 이요한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장녀(원고)가 부친이 지원한 자금으로 매수한 후 자신의 명의로 등기한 아파트에 무상 거주하던 남동생(피고 / 의뢰인)을 상대로 건물인도(명도) 및 거주기간 동안의 차임 상당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였으나, 제가 변론종결 직후 긴급 변론재개를 이끌어내고 인영감정 및 증인신문 탄핵을 통해 원고 청구를 전부 기각시킨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건개요
망인(부친)은 토지수용 보상금 수령 후 경제적 취약 상태에 있던 차남(의뢰인)의 주거 안정을 위하여 아파트 1채를 마련해주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당시 망인은 사주와 관련된 지인의 만류로 인하여 차남의 명의로 직접 등기하지 못하고, 사업체를 운영하며 자금 관리 능력이 입증된 장녀(원고)에게 매매대금을 교부하며 장녀 명의로 용인시 소재 아파트를 매입하도록 조치하였습니다. 이에 장녀는 2010년경 아파트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의뢰인 가족에게 해당 부동산을 인도하여 무상으로 거주하도록 용인하였습니다.
그러나 2014년경 장녀와 차녀 사이에 체결된 부동산 교환계약의 효력을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하였고, 차남은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차녀 쪽 주장에 부합하는 증언을 하였습니다. 이 증언이 계기가 되어 장녀가 소송에서 최종 패소하자, 장녀는 차남을 상대로 깊은 적대감을 표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장녀는 자신이 아파트의 단독 등기명의인임을 기화로 하여 차남을 상대로 민법 제213조에 기한 건물인도(명도) 및 그동안 아파트를 무단점유·사용하여 발생한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금(민법 제741조)을 지급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차남은 1심 소송을 진행하던 중 변론기일 종결 직후 기존에 선임한 변호사가 유명을 달리하는 불의의 사고를 겪었고, 핵심 입증자료가 부재한 상태에서 판결선고만을 앞두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삶의 터전에서 강제 퇴거당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하자, 불리한 재판의 진행상황을 바꾸고자 저를 선임하였습니다.
이요한 변호사의 조력
본 소송의 승패는 원고의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에 맞서 의뢰인에게 민법 제213조 단서의 '점유할 권리(정당한 사용대차권)'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선고 직전 발견된 망인 및 장녀 명의의 확인서가 망인 및 장녀가 작성한 것인지 여부였습니다.
의뢰인 측 핵심증거가 부재한 불리한 상태에서 재판이 종결되었기에 다시 변론을 재개하고 재판부의 심증을 뒤집기 위해서 변론재개를 신청하였고, 이후 인영감정 촉탁, 증인신문을 진행하여 원고 청구를 기각시키고자 하였습니다.
1. 변론재개신청
1심 재판부는 이미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기일을 지정한 상태였습니다. 민사소송 실무상 재판부이 변론종결 결정을 번복시키고 다시 재판을 시작하게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의뢰인이 장기간 수색 끝에 극적으로 확보한 망인 및 장녀 명의의 사실확인서를 법원에 신속히 제출하였습니다. 종전 대리인의 급작스러운 사망이라는 예기치 못한 사고와 사건의 결론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가 발견되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재판부로부터 변론재개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2. 인영감정 진행
사실확인서는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소유권과 사용권한이 의뢰인에게 있음을 인정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원고는 확인서에 첨부된 인감증명서가 대리발급된 점을 강조하며 서류 전체가 의뢰인에 의해 위조되었다고 항변하였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를 때 서류의 작성명의인의 인장에 기한 인영임이 입증된다면, 해당 서류가 작성명의인에 의해 작성된 사실이 추정됩니다. 피고 주장을 반박하고 사실확인서가 피고에 의해 작성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재판부에 인영감정 촉탁을 신청하였습니다. 감정 결과 확인서에 날인된 인영과 원고의 인감증명서상 인영이 일치한다는 회신을 이끌어내 수세에 몰리던 소송에서 법적 우위를 선점할 수 있었습니다.
3. 증인신문 진행
문서의 진정성립 추정으로 수세에 몰린 원고는 고령의 모친을 증인으로 내세워 사실확인서가 부친이 치매로 정상적인 거동이 어려운 도중 작성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증인이 가족내부의 이해관계에 따라 원고 편에서 진술할 것임을 사전에 간파하고 치밀히 반대신문을 준비했습니다.
면밀한 반대신문이 진행되자 증인은 과거 장녀와 차녀 사이의 교환소송에서 증인 자신이 서명·날인했던 서류가 자신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는 등 자가당착적 답변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문제가 된 사실확인서 작성 당시 망인이 관공서 창구에 직접 방문하여 발급받은 주민등록초본 내역, 타 형사재판 기일에 직접 출석한 공판조서 기록, 정상적으로 거동하며 대화를 나누는 동영상 증거를 연쇄적으로 제시하며 부친이 당시 치매가 아니라는 점을 추궁하자 말을 얼버무리기도 하였습니다.

승소판결 선고
재판부는 이요한 변호사가 제출한 증거와 변론을 전면 수용하여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였습니다. 재판부는 아파트의 소유명의가 원고에게 있다 하더라도, 매수 자금의 출연 경위, 가족 간의 합의 내용, 공인 인영감정을 통해 진정성립이 인정된 확인서 내용 등을 종합할 때,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아파트를 기간의 정함 없이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민법 제609조 소정의 '사용대차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따라서 피고는 민법 제213조 단서에 따라 아파트에서 적법하게 거주할 권한을 보유하고 있으며, 거주권한을 보유하고 있는 이상 차임 상당의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 반환 의무 역시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실무상 시사점
가족 간의 구두 합의에 기대어 부동산을 무상으로 사용하거나 명의를 신탁해 둔 사안은 당사자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 경우 필연적으로 명도소송 및 차임 청구 분쟁으로 비화합니다. 소송 초기에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면 가족이라 할지라도 퇴거 집행을 당할 위험이 존재하므로 다음 사항을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1. 처분문서 및 합의 서면의 원본 확보
부모 생전 작성된 각서, 확인서, 영수증 등은 반드시 원본 형태로 보관해야 하며, 명의자의 인감도장 날인과 인감증명서가 첨부될 수 있도록 서류를 작성해야 합니다.
2. 거주권한을 입증할 자료의 수집
해당 부동산 매수 자금의 실질적 출처(계좌 이체 내역 등)와 함께 재산세 납부 주체, 공과금 납부 내역, 아파트 입주자카드 기재 사항 등을 수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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