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장병 -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은 사례
안녕하세요. 이요한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조리보조원으로 일한 제 의뢰인이 만성신부전(신장질환)의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이 기저질환(고혈압)과 자연적 노화를 이유로 요양불승인 처분을 내린 사안에서, 상병경과의 정밀한 분석 및 직업환경의학과 진료기록 감정을 통해 과중한 업무와 상병 악화 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증명하여 승소한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기존에 기저질환이 존재하던 근로자라도 급격한 업무량 증가와 만성 과로로 인해 상병이 자연 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었다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을 수 있음을 재확인한 사례입니다.
사건개요
원고(의뢰인)는 2010년부터 인력 파견업체를 통해 기업 구내식당에서 조리보조원으로 장기간 근무해 오던 중 2015년 4월 말기신부전 진단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평일 09시부터 20시 30분, 토요일 09시부터 15시까지 1주 평균 58.5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근로를 수행해 왔으며, 동료 조리원 1명과 함께 매일 100인분 이상의 식사 준비, 조리, 배식, 대량 설거지, 잔반 처리를 전담하였습니다.
근무 기간 중 동료 조리원이 과중한 노동 강도를 견디지 못하고 중도 퇴사함에 따라, 원고는 신규 인력이 충원되지 않은 상태에서 2인 분량의 강도 높은 육체노동을 단독으로 감당해야 했습니다. 조리보조 업무 특성상 지정된 식사 시간을 엄수해야 하므로 극심한 시간적 압박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지속되었고, 결국 원고는 신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어 2015년 4월 투석 치료가 불가피한 말기신부전에 이르렀습니다.
원고는 위 상병이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습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원고가 2012년에 이미 신장병 및 고혈압 진단을 받은 이력이 있으며, 신장 기능 저하는 기존 질환이 시간 경과에 따라 자연적으로 진행된 결과일 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질병은 아니라는 이유로 불승인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요한 변호사의 조력
본 사건의 핵심 법적 쟁점은 이미 기저질환을 앓던 근로자에게 발생한 말기신부전이 '자연적 경과에 따른 진행'인지, 아니면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자연 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된 것'인지 여부였습니다.
1. 상병기록의 분석
근로복지공단은 원고의 고혈압 관리가 부실하여 신장 기능이 상실되었다고 주장하였으나, 원고의 수년간 진료기록을 전수 조사하여 신장병과 관련된 혈압 수치 및 사구체여과율(GFR) 수치를 시간경과에 따라 분석했습니다.
45세 이상 성인의 정상적인 노화에 따른 사구체여과율 자연 감소 폭에 비해, 원고의 경우 동료 근로자의 퇴사 이후 단독으로 전일 조리 업무를 수행하던 특정 시점을 기점으로 사구체여과율이 자연적 감소 폭을 수배 이상 초과하여 감소하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반면 고혈압 수치는 지속적인 처방을 통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었음을 강조했습니다.

2. 최신 논문의 확보
만성신부전은 뇌심혈관계 질환이나 근골격계 질환과 달리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에 구체적 판정 지침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상병입니다. 이요한 변호사는 소송 진행 중 근로시간과 신장질환의 연관성에 관한 논문을 확보하여 법원에 제출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주당 50시간을 초과하는 고강도 근로가 사구체여과율을 급격히 저하시킬 수 있다는 최신 논문자료를 재판부에 제시하였습니다.
3. 진료기록 감정신청
통상 1회에 그치는 진료기록 감정 절차를 전략적으로 다변화하여 재판부를 설득하였습니다. 최초 2회에 걸쳐 진행된 신장내과 진료기록 감정 회신에서는 "업무 과로와 신부전 악화의 인과관계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부정적 의견이 회신되었습니다.
업무상 질병 판정에서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의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제시하며 3차 감정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감정신청을 받아들여 직업환경의학과에서 진료기록 감정이 진행되었고, 감정의는 "동료 퇴사로 인한 급격한 육체적 과로와 장시간 근무가 원고의 기저질환을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시키는 데 기여하였다"고 회신하였습니다.

판결 선고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저의 주장을 전부 인용하여 근로복지공단의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법원은
(1) 원고에게 고혈압 및 만성신장병 등 기저질환이 존재하였던 것은 사실이나 원고는 처방된 약제를 꾸준히 복용하며 혈압을 적절한 범위 내에서 관리해 오고 있었던 점,
(2) 원고는 주당 약 58.5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노동을 지속하였고, 동료 근로자의 퇴사 이후 100인분의 조리 및 세척 작업을 혼자 감당하면서 신체적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현저히 가중된 것으로 보이는 점,
(3) 직업환경의학과 감정 결과 및 원고의 사구체여과율 감소 추이에 비추어 볼 때, 과중한 업무 부담이 원고의 기저질환에 겹쳐서 만성신장병을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시켜 말기신부전에 이르게 하였다고 봄이 타당한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본 판결을 통해 원고는 공단의 불승인 처분으로 인해 본인이 전액 부담하고 있던 고액의 혈액투석 치료비와 약제비를 요양급여로 전액 보전받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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