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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연루 계좌 명의인 -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액의 50%를 감액한 사례

안녕하세요. 이요한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제 의뢰인이 쇼핑몰 리뷰 아르바이트 사기 피해를 당해 원금 회수 목적으로 계좌번호를 제공했다가 다른 사기 피해자로부터 불법행위 방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한 사안에서, 사건 경위와 원고의 과실을 강조하여 청구 금액의 50%를 기각시킨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계좌 명의인에게 과실에 의한 방조 책임이 무제한으로 확장되는 것을 차단하고, 손해의 공평한 분담 원칙에 따른 과실상계 법리를 관철하여 의뢰인의 경제적 파탄 위기를 방어해 낸 사건입니다.


사건개요

의뢰인은 온라인 검색 중 쇼핑몰에서 제안하는 리뷰 작성 아르바이트에 참여하였습니다. 성명불상의 쇼핑몰 담당자(자칭 '김팀장')는 의뢰인에게 지정된 상품을 구매하고 후기를 작성하면 결제 원금과 함께 5%~10%의 수당을 정산해 주겠다고 기망하였습니다. 이에 속은 의뢰인은 텔레그램 메신저 안내에 따라 단 하루 만에 약 2,700만 원 상당의 물품 대금을 결제하였습니다.


이후 약속된 수당이 지급되지 않자 의뢰인은 원금 환급을 강력히 요구하였으며, 상대방은 결제 원금을 반환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환급받을 계좌번호와 신분증 사진을 요구하였습니다. 2,700만 원의 원금을 잃을 위기에 처해 극도로 다급했던 의뢰인은 상대방의 요구대로 계좌번호와 신분증 사진을 전송하였습니다.


그러나 김팀장은 환급금을 입금하기는커녕 의뢰인의 계좌를 또 다른 피해자들로부터 편취금을 송금받는 수취 계좌로 악용하였습니다. 피해 신고로 금융거래가 정지되면서 의뢰인은 비로소 자신의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었음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의뢰인의 계좌로 돈을 송금한 또 다른 피해자(원고)는 의뢰인을 사기 조직의 일원으로 단정하고, 편취당한 금원 전액에 대해 의뢰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요한 변호사의 조력


본 사건의 쟁점은 의뢰인이 김팀장의 기망에 속아 계좌 정보를 제공한 행위가 민법 제760조 제3항 소정의 과실에 의한 방조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해당 행위와 피해자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였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민사상 과실에 의한 방조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방조자의 주의의무 위반뿐만 아니라 방조행위와 피해자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하며, 피고가 자신의 행위로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한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를 엄격히 따져야 합니다(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2다84707 판결). 아울러 피해자에게도 손해 발생 및 확대에 부주의가 있는 경우 민법 제396조에 따라 과실상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의뢰인이 범죄 가담자가 아닌 실질적 피해자임을 객관적 자료로 규명하고, 유사 하급심 판례의 법리를 원용하여 배상 책임을 최소화하는 방어 전략을 수립하였습니다.


1. 의뢰인의 지위 - 피해자

사건 초기 단계부터 의뢰인의 금융거래 내역과 텔레그램 대화 기록을 분석하였습니다. 의뢰인이 사기 조직에 2,700만 원을 송금한 영수증, 상대방에게 결제 원금 반환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메시지 기록, 사기 피해 직후 관할 경찰서에 접수한 형사 고소장을 증거로 제출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의뢰인이 범죄 조직과 공모 관계가 전혀 없으며 수사기관에서도 사기방조 혐의로 입건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2. 인과관계 단절

본 사안은 통장이나 체크카드, 공인인증서 등 전자금융거래법이 금지하는 '접근매체의 양도·대여' 사건이 아니라 단순한 계좌번호 통지에 불과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의뢰인은 불법 금융거래의 대가를 전혀 취득한 사실이 없었으며, 원고의 송금 행위는 사기범의 기망에 의한 것이지 의뢰인의 계좌번호 제공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의뢰인의 행위와 피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3. 하급심 판례인용

유사한 구조에서 계좌 명의인의 손해배상 책임을 부정한 다수의 하급심 판례(서울중앙지방법원 2022나33172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나28521 판결)를 재판부에 제출하였습니다. 나아가 만에 하나 의뢰인의 과실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정상적인 금융 거래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거액을 송금한 원고의 과실이 현저하므로 민법 제396조에 따른 과실상계가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판결 선고

재판부는 원고의 부주의를 중대하게 참작하여 의뢰인의 손해배상 책임을 50%로 대폭 제한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법원은 의뢰인이 자신의 피해금을 반환받으려는 다급한 사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타인에게 계좌 정보와 신분증을 제공함에 있어 최소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일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저의 주장을 수용하여,

① 피고 역시 사기 범행에 속아 거액을 편취당한 피해자로서 범죄 가담의 고의나 대가 수령 사실이 전혀 없는 점,

② 원고 역시 비정상적인 거래 구조와 고수익 약속에 현혹되어 수취인의 정당성을 확인하지 않은 채 만연히 거액을 송금한 과실이 있는 점을 명시하였습니다.

원고의 청구 금액 전액을 떠안을 뻔했던 의뢰인은 저의 조력을 통해 배상 범위를 절반으로 축소시킬 수 있었습니다.


실무상 시사점


보이스피싱, 부업 사기에 속아 계좌를 제공한 경우, 즉각적인 증거보전이 필수적입니다.


1. 사기 피해 증거의 보전

사기범과의 대화 내용(카카오톡, 텔레그램, 문자메시지)을 절대 삭제하지 말고 원본 그대로 보관해야 합니다. 본인이 피해금을 송금한 내역서와 관련 메시지 증거는 추후 민형사 소송에서 고의 및 공모 관계를 부인하는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


2. 고소장 제출

피해 사실을 인지하는 즉시 경찰에 정식 사기 피해 고소장을 접수하고 사건사고사실확인원을 발급받아야 합니다. 수사기관에서 피의자가 아닌 '피해자'로 분류되어 불입건되거나 불송치 결정을 받아야 민사소송에서도 불법행위 책임을 면하거나 감액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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