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행위 취소소송 방어 - 경매절차를 이용한 소각하 판결
안녕하세요. 이요한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채권자(원고)가 채무자가 신용사고 직전 의뢰인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을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의뢰인을 상대로 근저당권 등기 말소 소송을 청구하였으나, 선순위 권리자의 임의경매 진행에 따른 '소의 이익 소멸' 법리를 주장하여 원고의 청구를 전부 각하시킨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채무자의 채무초과 상태에서 이루어진 근저당권 설정으로 인해 의뢰인에게 악의가 추정되어 이를 반증하는 것이 쉽지 않은 사안이었으나, 소송과 같이 진행된 부동산 경매절차의 경과를 확인한 후 재판 진행의 전략적 완급조절을 통해 전부 승소한 사례입니다.
사건개요
이 사건은 토지 매도인(의뢰인)이 매매잔대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취득한 근저당권에 대해 토지 매수인인 채무자의 다른 채권자가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의뢰인은 경기도 소재 토지를 피고 회사에 총 9억 원(계약금 5,000만 원, 잔금 8억 5,000만 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잔금 지급 조건은 피고 회사가 의뢰인의 농협 대출금 3억 원을 대위변제하고, 의뢰인이 소유권을 먼저 피고에게 넘겨주면 피고가 해당 토지를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나머지 5억 5,00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입니다.
의뢰인은 계약에 따라 피고 회사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먼저 경료해주었으나, 피고 회사는 잔금 지급기일이 도과한 후에도 대출금 변제나 담보대출을 실행하지 않았습니다. 의뢰인의 지속적인 채무이행 독촉 끝에 피고 회사는 잔금 지급 채무 5억 5,000만 원을 담보하기 위해 소유권 이전일로부터 약 2년이 경과한 2019년 8월에서야 이 사건 토지에 의뢰인 명의의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었습니다.
그러나 피고 회사는 당시 이미 극심한 채무초과 상태에 빠져 있었으며, 근저당권 설정일로부터 불과 6일 뒤 대출금 이자 연체로 신용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신용사고 발생으로 인해 피고 회사의 대출 채무를 대위변제한 신용보증기금(원고)은 신용사고 직전에 이루어진 의뢰인 명의의 근저당권 설정행위가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를 해하는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민법 제406조에 기해 의뢰인 명의 근저당권 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이요한 변호사의 조력
채무자인 피고 회사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신용사고 발생 불과 6일전, 특정 채권자인 의뢰인에게 채권최고액 5억 5,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담보를 제공한 행위)는 외관상 의뢰인의 악의(다른 채권자를 해할 의사로 근저당권을 받은 점)가 강력하게 추정되는 구조였습니다.
본 소송의 승패는 의뢰인이 채권자를 해할 의사 없이 매매잔대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 받은 것이며, 소송 계속 중 발생한 경매 절차를 어떻게 이용할지 여부였습니다.
채무자(의뢰인)의 신용사고 발생 불과 6일 전에 근저당권이 설정된 점, 매매계약 체결일(2017년 6월)로부터 무려 2년이 지난 2019년 8월에 담보가 설정된 점 등 외형적으로 의뢰인의 선의를 입증하기가 불리했습니다.
의뢰인의 선의 입증에만 매달리는 정형화된 변론방식으로는 패소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었던 와중, 대상 부동산의 선순위 권리자가 경매를 진행하였습니다. 경매 절차를 이용한다면 원고의 소의이익 자체를 없앨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에 이 점에 중점을 두어 방어망을 구축하였습니다.
1. 변론기일 추정요청
소송 계속 중 1순위 근저당권자 A는 부동산 경매를 신청하였습니다. 재판부에 경매 절차의 진행 및 배당 결과를 확인할 때까지 재판을 잠시 중지시킬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대법원 판례상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송도중, 경매로 인해 부동산 소유권이 매수인에게 이전되어 근저당권 설정등기가 말소되면 말소등기청구의 소는 더 이상 소를 진행할 실익이 없기 때문입니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다57904 판결)
2. 실질적 이익의 부존재
경매 낙찰 후 집행법원의 배당 결과를 확인하여 관련 문서를 증거로 제출하였습니다. 확인결과 매각대금에서 1순위 근저당권자 A가 전액을 배당받고 2순위인 세무서는 조세 채권의 약 20%만을 변제받았으며, 3순위인 의뢰인은 단 1원도 배당받지 못했습니다(배당률 0%).
이를 통해 의뢰인은 근저당권 설정행위로 인해 아무런 이득을 취하지 못했고, 근저당권 취소로 일반 채권자들에게 돌아갈 잉여재산도 전혀 없으므로 근저당권 말소소송을 유지할 필요가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판결 선고
재판부는 저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여, 원고의 의뢰인에 대한 청구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므로 각하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재판부는 사해행위 취소에 따른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 계속 중, 해당 부동산이 경매절차에서 제3자에게 매각되어 매각대금이 완납되고 의뢰인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직권 말소된 이상, 원고가 더 이상 그 말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위 대법원 판례를 설시하면서,
원고가 주장하는 채권자취소권은 채권자의 공동담보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권리이므로, 수익자(의뢰인)가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했고 해당 법률행위를 취소하더라도 취소채권자(원고)나 다른 채권자에게 배당될 경제적 이익이 전혀 없음이 명백한 사안에서는 소를 유지할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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